수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경찰이 임시조치를 신청할지도 알 수 없어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가정폭력처벌 특례법은 이런 때를 위해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보호를 청구하는 길을 따로 두었습니다. 바로 피해자보호명령입니다. 형사 절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누가 청구하고 누가 정하나
특례법 제55조의2 제1항은 피해자, 그 법정대리인 또는 검사가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결정은 판사가 하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행위자에게 명령합니다. 조문에는 고소를 먼저 해야 한다거나 수사가 진행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도 이 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고지해야 합니다(제5조 제5호).
명령할 수 있는 다섯 가지
- 피해자나 가정구성원의 주거, 점유하는 방에서 행위자를 내보내는 격리
- 피해자·가정구성원 또는 그 주거·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 피해자나 가정구성원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 친권자인 행위자가 피해자에 대해 친권을 행사하는 것의 제한
- 행위자가 피해자에 대해 면접교섭권을 행사하는 것의 제한
여러 가지를 함께 명령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수사기관을 거치는 임시조치와 견주면 4호와 5호처럼 자녀와 얽힌 제한이 들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혼이나 양육에 관한 문제는 이와 별개의 가사 절차에서 다뤄집니다.
기간: 1년, 연장은 2개월씩, 합쳐서 3년까지
피해자보호명령의 기간은 1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보호를 위해 더 필요하면 판사가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법정대리인·검사의 청구에 따라 2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습니다(제55조의3 제1항). 연장하거나 종류를 바꾸더라도 종전 기간을 모두 합쳐 3년을 넘지 못합니다(같은 조 제2항). 끝나는 날이 다가오는데 위험이 남아 있다면 기간이 끝나기 전에 연장 청구를 준비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결정 전과 법원 출석 때 더해지는 보호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임시보호명령
청구서를 낸 뒤 결정이 나기까지의 시간이 가장 불안할 수 있습니다. 판사는 피해자보호명령 청구가 있을 때 필요하다고 보면 같은 다섯 가지 가운데에서 임시보호명령을 할 수 있습니다(제55조의4 제1항). 그 효력은 원칙적으로 피해자보호명령을 결정할 때까지 이어지고, 판사가 따로 기간을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법원에 가야 할 때: 신변안전조치
재판 출석이나 자녀 면접교섭처럼 행위자와 마주칠 수 있는 자리가 걱정된다면 신변안전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검사에게 신변안전조치를 요청할 수 있고, 검사는 피해자의 주거지나 현재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장에게 요청하며, 경찰서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합니다(제55조의2 제5항). 조문이 예로 든 상황은 행위자를 상대로 한 가정보호사건이나 피해자보호명령사건, 그 밖의 가사소송절차에 참석하려고 법원에 나가는 경우, 그리고 자녀 면접교섭권을 행사하는 경우입니다.
명령이 나온 뒤에도 법원은 손을 놓지 않습니다. 가정보호사건조사관, 법원공무원, 사법경찰관리, 보호관찰관 등에게 명령이 실제로 지켜지는지 수시로 조사하게 하고 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습니다(제55조의5 제1항).
청구를 준비할 때 정리할 것
청구서에는 무슨 일이 언제 있었는지, 왜 지금 보호가 필요한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안전이 확보된 범위에서 다음을 모아 두면 도움이 됩니다.
- 일이 있었던 날짜와 장소를 시간 순서로 적은 메모
- 진료 기록, 경찰 신고·출동 기록처럼 날짜가 남는 자료
- 원하는 명령의 종류(격리, 접근금지, 연락 금지, 친권·면접교섭 제한)와 그 이유
- 행위자가 알고 있는 주거·직장·아이 학교 같은 장소
판사가 청구를 기각하면 피해자나 법정대리인, 검사는 항고할 수 있습니다(제55조의8 제2항). 명령을 받은 행위자도 법령 위반이나 중대한 사실 오인을 이유로 항고할 수 있지만, 항고에는 결정의 집행을 멈추는 효력이 없으므로 그 사이에도 명령의 범위는 지켜야 합니다(제53조·제55조의8 제3항).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따로 처벌 대상이 되며, 그 내용은 위반 결과를 정리한 문서에 있습니다. 수사기관을 거치는 보호 수단은 접근금지 조치 문서를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보호명령을 청구하면 그것만으로 행위자가 형사처벌을 받나요?
A. 피해자보호명령은 처벌이 아니라 보호를 위한 명령이어서, 청구했다는 사실만으로 형벌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으면 그 불이행이 별도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이미 가정보호사건이 진행 중이어도 따로 청구할 수 있나요?
A. 조문은 청구의 전제로 다른 절차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행위자나 피해자가 같은 경우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할 수 있으므로(제55조의6), 진행 중인 사건이 있다면 청구할 때 함께 알려 두세요.
정리
가정폭력처벌 절차가 어디까지 왔는지와 상관없이 피해자는 법원에 직접 보호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명령은 1년까지, 2개월 단위로 늘려 합산 3년까지 이어질 수 있고, 결정 전에는 임시보호명령이 공백을 메웁니다. 나머지 질문은 가정폭력처벌 안내 첫 화면에서 확인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가정폭력처벌법 제5조 제5호, 제53조, 제55조의2·제55조의3·제55조의4·제55조의5·제55조의6·제55조의8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